사생활/가족, 친구 4

개와 나(II)

매리는 가족 중심의 예민하고 겁이 많은 개다. 매리는 보더콜리와 보스턴테리어 믹스인데, 아무래도 물려받은 피가 있다보니 흥분도가 높고 에너지가 많아서 산책을 꼭 자주 나가야 한다.산책할 때 가족 외에 누구라도 자기 기준 안전 거리 안으로 들어온다면 경계하고, 짖기도 한다. 양치기 개의 피를 받아서인지, 아니면 가족들이 좋아서인지 산책가는 인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매리는 빽(?)이 많아졌다고 생각이 드는지 기세가 등등 하고 (아주 약간) 용감해진다. 우리가족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표현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서로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잔소리 및 참견이 사랑의 표현이라는 걸 깨달은 것은 어른이 되고도 한참 지난 시점이었으니.. 가족 단톡방도 존재하였지만 생존 확인 정도였고, 그 마저도 아빠와 남동생은 딱히..

개와 나(I)

나는 동물 공포증이 있었다. 특히 개.내가 어렸을 적에는 개를 풀어놓고 키우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길에서 개라도 마주치면 도망치느라 남의 차 위에도 올라가보고, 차도에 뛰어든 적도 있다. 개 피하다 죽을 뻔 하기도 했다는 소리...뭐가 그렇게 무서웠었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개들이 나한테 꼬리치며 달려오는게 정말 너~무 무서웠었다. 뭔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강력한 두려움이었을까. 마치 저기 있는 의자가 나를 향해 걸어오는 것 마냥, 움직이면 안되는 것이 움직이는 것 같은 생경한 감정이 매번 나의 버튼을 누르곤 했다. 지원이와 처음 친해지게 되었을 때, 달리기 말고 같이 식사도 함께 하자고 만났을 때 지원이는 당시 자신의 안내견인 달래를 데리고 왔다. 달래는 안내견 치고도 되게 ..

마지막 근무, 그리고 회사를 나오며 드는 생각

벌써 10월 중순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다.그리고 나는 휴직(이라고 쓰고 퇴사라고 읽는다)을 드디어 맞이하고 이 글을 쓰고 있다. 2024년을 생각해보면 진짜 피슝- 이렇게 총알같이 지나갔던 듯하다. (엄청난 한 해 였어..) 1분기의 그 엄청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지나고 생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라봄.2분기에 가이드런프로젝트 설립하면서 난생 처음 스스로 모금(크라우드펀딩)이라는 것도 해보고, 리워드도 제작해보고.3분기는 진짜 운동+일+운동+일+운동...(feat.구릿빛 피부, 가민 자국)4분기의 시작인 10월.. 이제 하계 프로그램을 2주 남기고 있다. 이번해 초에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엎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집중했던 때가 있었다. 그게 너무 무거워..

매리랑 도그베이 간 날

엄빠의 몽블랑 행으로 인해 삼남매는 매리 육견이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지은이는 큰 맘먹고 연차를 내었고, 그 동안 벼르고 벼르던 애견수영장에 가보기로 했다. 바쁘던 종수를 꾀고, 지혜를 꼬셔서 입장료는 내가 내기로 하고 고기 구워 먹을 짐이랑 이것저것 챙겨서 룰루랄라 용인으로 출발~ 오픈 시간이 11시, 우리가 예약한 시간도 11시였던 관계로... 풀장엔 우리팀 그리고 다른 한팀 둘 뿐이었다. 날도 축축하고.. 왠지 사회성 없는 매리가 다른 개들과 마주치지 않길 바랬는데 다행히...! 프리존(소/중/대형견 모두 출입가능)은 우리 차지였다. 이후 중형 푸들이 두마리 정도 왔는데 자기보다 약체는 기가막히게 무시해주시는 매리 공주님께선 걔네들 신경도 안쓰고 공놀이 물놀이에 신나버림 다른 한마리는 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