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저렇게 나의 첫 풀 마라톤이었던 2019년 춘천 마라톤을 (눈물과 함께) 마치고, 판데믹이 세상을 덮었다.나는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내가 퇴사계를 낸 것은 이번해 2월이라고 해도, 내 일에 현타가 온 것은 그것보다 훨씬 전이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된 시간이 많아지니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많아졌다. 하루종일 일을 하는데 뇌를 안쓰는 기분이었다. 이런 말이 좀 그렇지만 나에게 일이 너무 쉬웠다. 분명히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많았다. 막 쏟아져내렸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주어지는 일은 너무 단순한 업무였고 이 단순한 업무에 여러가지 트집을 잡아 긴 시간을 끄는 것 자체가 내 시간에 대한 모욕이라 느껴졌다.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당시 나는 매일을 10..